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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Excellence

세계적 유기물태양전지 권위자 이광희 교수 인터뷰

  • 김효정
  • 등록일 : 2009.08.07
  • 조회수 : 4466



“스웨덴에서 왈츠를 추게 해주겠소”
 




<특별인터뷰> 세계적 ‘유기물 태양전지’ 권위자, 광주과기원 이광희 교수
 
“대전에 카이스트, 포항에 포스텍이 있다면 광주엔 지스트가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 이하 지스트)의 기세가 무섭다.



 



지스트는 영국의 세계적 대학평가기관 QS가 올해 아시아 11개국 463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첨단과학 분야 교수 1인당 논문 수’에서 교수 1인당 논문이 5.07편으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 교수 SCI(과학기술논문색인) 논문 수에서도 41.82건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과 포항공대(POSTECH·포스텍)를 제치고 국내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특허보유와 출원건수도 지난해 각각 6938건과 2370건을 기록, 명실공히 국내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지난 95년 개원한 광주과학기술원은 한국광기술원(KOP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연구센터, 한국광산업진흥회(KAPID), 한국생산기술연구원(서남권지원센터) 등 광산업 연구소와 관련업체 3백 여개가 운집한 광주의 ‘첨단광(光)산업단지’에서도 응용기술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광희 교수팀, 세계최고 효율 플라스틱 태양전지 개발
"차세대 유기물 태양전지 상용화’ 한발 앞당긴 쾌거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이 같은 광주과학기술원의 놀라운 발전 가운데는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팀이 있었다. 이 교수팀은 지난 2007년 단일구조 태양전지를 두 층으로 쌓은 적층형 태양전지를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인 6.5%의 효율을 달성,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앞선 2006년에도 세계 최초로 전기가 통하는 순수금속 특성 플라스틱을 개발해 네이처지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이 교수팀은 최근 단일구조의 플라스틱 태양전지에서도 6.2%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달성해, 국제적인 태양전지 검증기관인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로부터 효율성 검증을 받았고 관련 내역은 지난 4월 26일 네이처 포토닉스에 게재됐다.




이번에 이 교수팀이 달성한 태양전지 에너지 전환효율은 단층구조의 유기물 플라스틱 태양전지 중에서 현재까지 검증된 것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을 낳고 있다.




유기물을 이용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광합성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휘거나 접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작비용이 저렴해 휴대용 충전기, 유리, 파라솔 등에 응용할 수 있어 ‘차세대 저가형 태양전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에너지 전환효율이 실리콘 기반의 무기물 태양전지보다 낮다는 점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동안 플라스틱 고분자와 플러린이라는 물질을 이용, 식물의 광합성 작용과 유사한 원리로 빛을 전기로 만드는 유기물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연구해온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이 넓고 높은 개방전압을 가지는 신물질과, 독자적 원천기술인 티타늄 산화물을 병합해 내부 양자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태양전지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6.2%까지 높이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이 교수팀이 개발한 이 태양전지는 흡수효율이 가장 높은 녹색광 아래에서는 에너지 전환효율이 17%까지 높아져 상용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지가 흡수한 광자(빛 입자)가 전지 구성물질에서 전자를 떼어내는 효율인 내부 양자효율이 100%에 근접, 흡수된 대부분의 광자가 전자를 하나씩 생산하게 되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광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태양전지는 태양빛(태양 에너지)을 받아 이를 전기(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를 말하며 따라서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빛을 잘 흡수할 수 있고 이를 전기로 바꿀 수 있는 물질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물질이 무기물 실리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번에 본 연구진이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기존의 태양전지 구조에서 무기물 반도체인 실리콘 대신 반도체 특성을 가진 플라스틱을 사용한 것”이라며 “이러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을 모사한 ‘인공 광합성 소자’로서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고분자와 풀러린(C60)이라는 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며 태양빛을 받았을 때 고분자에서 전자를 발생시켜 풀러린으로 이동시키고 이것이 다시 외부 회로로 빠져 나와 전류가 흐르게 되는 원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태양전지 시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는 이광희 교수



 



 



이 교수에 따르면 유기 용매에 잘 녹는 플라스틱을 녹여 용액을 기판에 코팅해 제작하면 코팅된 플라스틱의 두께가 불과 100 nm (10-9 m) 정도로 아주 얇아, 휘어지는 기판에 코팅을 할 경우 휘어질 수 있는 태양전지의 제작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상용 가능성에 대해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용액 공정이 가능하고 제작 공정이 간단한 장점으로 인해 저가형 태양전지로 유력시 되고 있어, 제 3세대 태양전지로 불리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난 15년간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왔고 당연히 상용화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는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업체들이 플라스틱 태양전지 양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에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시제품도 선을 보였다”며 “아마도 5~6년 이내에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상용화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탁월한 플라스틱 태양전지 효율에 전 세계 학계 "극찬"
다용도 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태양전지 5~6년 새 상용화




지난 수년간 세계의 그 어느 연구진도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로 최고 효율의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개발해온 이 교수팀의 연구 성과에 대해 전 세계 학계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03년 뉴질랜드 정부는 이 교수를 초청해 태양전지에 관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국제광전자학회(SPIE)는 2004년부터 해마다 이 교수의 연구와 태양전지 개발 현황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으며 미국화학회(ACS)는 2006년 이 교수를 초청해 차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기조강연을 들었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워 2006년 9월에는 미국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코노미스트’는 이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교수는 태양전지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회가 열릴 때마다 단골 연사로 초청되는 등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만큰 이 교수의 연구는 독보적이다.
지난 20여 년간 세계는 유기물 태양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투구해 왔다. 유기물 태양전지 기술만 개발하면 에너지 문제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돌입하면 에너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던 제3세계에 무한한 혜택을 줄 수 있다.




이 교수가 꿈꾸는 비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 2006년 9월 미국화학회(ACS)초청을 받아 기조강연을 하고 난 며칠 뒤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제 연구의 목표이자 꿈은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인류 사회에 실용화시키는 것”이라며 “플라스틱 태양전지야말로 에너지 위기와 극빈국가들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아프리카와 부자 동네인 캘리포니아가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전지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께 340억 달러에 이르고 2050년께에는 1000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기존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응용소자를 개발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난한 과학도에서 세계적 석학까지
“광주과기원서 남은 열정 꽃 피울 터”



플라스틱태양전지를 통해 시계를 가동시키고 있는 모습



 




그러나 이 교수는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산고를 겪었다. 지금은 유기물 태양전지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이 교수도 한때는 ‘생계문제’로 학업을 잇기 조차 힘들 지경에 놓이던 가난한 과학도였다.




1960년 삼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 교수는 어려서부터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시면서 가족을 부양하며 힘들게 학업을 이어야 했다.




그는 타고난 열정과 향학열을 누르지 못해 유학을 꿈꾸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상 청운의 꿈을 접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박사 과정을 포기하고 취직한 원자력연구소에서는 그의 꿈을 충족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국비유학이었다.




이 교수는 원자력연구소에서 퇴근하고 돌아오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밤을 독서실에 틀어박혔다. 갓 태어난 아이의 재롱을 볼 새도 없이 공부에 매달린 끝에 마침내 그는 국비유학생 선발 시험에 보란 듯이 합격을 했다.




1989년 국비유학이 결정되던 해, 이 교수는 연구 주제를 ‘전도성 고분자’로 정하고 이 방면의 전문가를 물색해 그들이 몸담고 있는 대학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편지를 보낸 30여 대학 어느 곳에서도 답장은 오지 않았고 이 교수에게 유일하나 날아온 답장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전도성 고분자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히거 교수였다.




이에 이 교수는 청운의 꿈을 품고 히거 교수의 답장 하나만 손에 쥔 채 히거 교수가 있는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SB)로 찾아갔다.




당시 이 교수에게 “실험실에 나와서 일단 3개월만 연구해 보라”는 히거 교수의 말을 “3개월 후에 다시 오라”는 말로 잘못 이해해 UCSB에서 첫 학기를 지도 교수 없이 단지 수업만 듣기도 하는 등, 이 교수는 히거 교수의 눈에 들기까지 무려 2년이란 시간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열정과 끈기에 탐복한 히거 교수는 이 교수를 단순한 제자가 아닌 동지적 관계로 인식, 지금껏 20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 플라스틱 태양전지 메카” 자신
“광주과학기술원 통해 많은 세계적 석학들 나오길”




이 교수는 히거 교수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교수님은 저와 정말 닮은꼴입니다. 급한 성격도 비슷하고 일하는 스타일도 그렇죠. 또 연구에 빠지면 만사 제쳐두고 몰두하는 열정도 똑같습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히거 교수는 이 교수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해 ‘역할모델’이 되어준 분이라고.



 



“히거 교수님은 저의 과학적 재능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해 깨우쳐 주셨고 과학자로서 지녀야 할 직관력, 상상력, 통찰력 등을 발견하고 일깨워 주셨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영원한 동반자 히거 교수와 함께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05년 광주과학기술원은 히거 교수의 이름을 따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센터장은 히거 교수, 부센터장은 이광희 교수다.



 



그들은 이 연구센터에서 필생의 연구인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용화와 더불어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이 교수는 자신했다.



 



“스웨덴에서 왈츠를 추게 해 주겠소.” 이는 이 교수가 가난한 연구원 시절 아내에게 청혼할 때 했던 말이다. 과학자들의 가장 큰 영예인 노벨상이 수여되는 스웨덴에서 왈츠를 추게 해 주겠다는 프로포즈, 그야말로 과학자다운 청혼이었다. 당시엔 다소 허황된(?) 거리감 있는 얘기로 들렸겠지만 이젠 그 소망이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재능 있는 사람은 의무가 있습니다. 세상을 더욱 좋게 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애햐 하는 의무죠. 과학자는 받은 만큼 반드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세상에 대한 기여, 이는 과학자의 책무입니다.”



 



이 교수는 광주과학기술원에서 후배들과 함께 과학자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세상에 대한 기여를 준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QS가 세계 100여개국 대학을 상대로 조사한 ‘교수 1인당 논문인용 수’ 부분에서도 광주과학기술원이 세계 15위, 아시아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면서 “이미 학문적 성과와 연구수준면에서 세계의 유수 대학들과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는 광주과학기술원을 통해 많은 후배들이 선배들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광희 교수



□ 학력
1983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졸업
1985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석사
1995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물리학과 박사



□ 주요경력
1985 - 1990  한국원자력연구소 선임연구원
1995 - 1997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주립대 박사후연구원
1997 - 2006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2005 - 현재  미국 Konarka 컨설턴트
2005 - 현재  히거 신소재 센터 부센터장
2006 - 현재  과학기술부 글로벌 연구실 사업 단장
2006.12-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 주요 연구성과 및 활동
반도체 고분자 및 이를 이용한 광전자소자 개발
세계 최고 효율의 고분자 태양전지 개발(6.5%)
Plastic Electronics 분야의 전문학술 Conference 인 "Plastic Electronics (Asia)" 기조강연
태양전지와 발광다이오드의 다기능 고분자 전자소자 발견
금속성 성질을 가지는 고분자 : 폴리아닐린 개발
휘어짐이 가능한 고전도도의 고분자 전극 개발
미국 화학회 (ACS) 기조강연 : "Plastic" solar cells show gains in performance
미국 SPIE Photonics East 초청강연



 




 



 



<2009.8.5 뉴데일리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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