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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기고]박지웅교수-스마트 플라스틱

  • 임성훈
  • 등록일 : 2007.06.11
  • 조회수 : 3078

 

[과학칼럼] 스마트 플라스틱


박지웅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환경오염 문제나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엔 항상 플라스틱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가 플라스틱을 그만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 주변의 물건이나 기구들을 둘러보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것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전자제품, 사무기기, 자동차, 컴퓨터, 옷, 휴대전화기, 안경, 콘택트렌즈, 주사기, 튜브, 인공 장기 등등 플라스틱이 없는 현대의 인간 생활은 상상 하기가 힘들다. 20세기 중반부터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 고분자 과학의 발달로 플라스틱은 의복 및 생활 용품, 건축 자재 등 범용 소재뿐만 아니라 전자, 기계, 생명 공학 등의 분야에서 필수적인 특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덜 익숙한 용어이지만  화학적 특징을 더 반영하고 있는 용어를 쓰자면 플라스틱은 고분자 물질이다. 고분자는 말 그대로 많은 수의 작은 분자들이 화학적으로 연결되어 만들어진 큰 분자를 일컫는다. 의복이나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합성 고분자뿐만 아니라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나 DNA도 고분자이다. 뼈는 고분자와 무기물질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는 고분자와 무기물의 복합재료이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고분자는 복잡하지만 구조가 정확하게 제어되어 있어서 요소요소에서 적합한 구조와 기능을 하고, 외부에서의 자극과 감염과 기후 변화 등을 감지하고 그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다. 고분자 화학자들은 이런 생체 고분자의 기능을 닮은 고분자를 인공적으로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외부에서 전기장을 걸어주거나 빛을 받거나 온도 또는 산도를 바꾸어 주면 모양이나 부피, 색깔, 전도도 등 성질이 변하는 고분자들을 조금씩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고분자 재료를 일컬어 스마트 고분자라 한다. 외부의 물리적, 화학적 자극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기능이 있으니 꼭 지능이 있는 것 같다하여 때론 지능형 고분자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마트 고분자는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미국의 재료학회를 다녀왔는데 학회 주관으로 스마트 패브릭에 관한 패션쇼를 연 적이 있다. 휴대 전자 제품을 작동시키는 태양전지 옷, 긴 치마로 늘릴 수 있는 미니스커트, 분위기에 따라 무늬와 색깔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옷 등 흥미 있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또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평시에는 부드러운 의복이지만 힘이나 스피드가 요구될 때 보조운동기구로, 지혈이 필요할 때 압박 붕대가 될 수 있는 군복을 만들고 싶어 한다.

스마트 고분자는 의료용으로 더욱 더 진가를 발휘한다. 휴대용으로 자기의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작은 플라스틱 소자, 암세포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고 거기에 약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약제용 재료, 손실된 조직을 재생하도록 도와주는 고분자 재료 등 무궁무진하다. 빛을 내는 벽지를 바르고 접을 수 있는 TV를 볼 수도 있게 된다.


미래의 플라스틱에도 여전히 환경오염 딱지가 붙어 다닐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더욱 분해가 잘되는 기능을 가지거나,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의 공정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고분자를 개발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고분자를 이용하여 오염된 물을 정수하고, 고성능의 수소전지와 태양전지를 만들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21세기가 채 가기 전에 스마트 플라스틱이 현재의 스마트하지 않은 플라스틱만큼 인간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필자도 고분자 재료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지난 세기의 플라스틱이 인간생활에 가져온 편리함만큼 미래에도 플라스틱이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언론 보도 현황>
- 동아일보 07.6.11(월) A35면 오피니언 "과학세상"

콘텐츠담당 : 대외협력팀(T.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