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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식사] 2025년 하반기 학위수여식 (2025.08.14.)

  • 미래전략실
  • 등록일 : 2026.09.02
  • 조회수 : 20

안녕하십니까,

GIST 총장 임기철입니다.

 

내일, 광복 8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하루 앞두고 맞이하는 오늘 학위수여식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역사상 가장 더운 계절로 기록될지도 모를

올여름까지 학위 과정을 마무리하느라

졸업생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더위의 절정도

어느덧 더위가 그친다는 절기인 처서를 앞두니

그 어떤 것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삶의 이치를

계절의 변화와 함께 다시금 실감하게 됩니다.

 

이처럼 모든 것이 흘러가고, 모든 것은 변화를 겪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순간은

더없이 소중하고, 진지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선택지는

현재에 충실하기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짧게는 2, 길게는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GIST에서 연구와 학업에 전념해 왔습니다.

그 사이 국제 정세는 물론

기술 패권주의의 확대와 함께

과학기술 환경도 비약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그 시간의 무게를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나누고 축하할 수 있어 기쁩니다.

또한, 여러분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랜 기다림을 감내하셨을

부모님과 가족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에서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세계 500대 기업의 변모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995년에는 석유, 자동차, 금융 등 전통산업에서

미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했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IT 기술 기업인 아마존,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텐센트, 알리바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0년 전에는 500대 기업 순위에 오르지 못했거나,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던 이들 기업이

오늘날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거인으로 급성장한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의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방식도 결국 빛을 잃고,

새로운 관점과 태도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반드시 기업을 세우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여러분 각자가 택한 자리에서

스스로를 창업자이자 오너라고 여기는 태도,

기업가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그 삶은 이미 하나의 창업과도 같을 것입니다.

 

또한, 분명한 목적을 향해 자신만의 속도를 지키며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간다면,

그 모든 발걸음이 곧 도전이 될 것입니다.

 

저는 기업가 정신또는 도전이라는 말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언론인,

그리고 기후행동과 공공행정의 혁신을 이끌어 온

미국의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입니다.

2001, 그는 뉴욕시장 출마를 고민하던 시절,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출마하지 마. 넌 절대 당선되지 못할 거야.

언론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고,

넌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그 조언은 다름 아닌

그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의 가족이 해 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한 사람이 조용히

이런 조언을 건넸다고 합니다.

낙선 연설을 할 각오만 돼 있다면, 안 될 건 뭐야?”

그는 그 조언을 따랐고,

결국 뉴욕시장이 되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간,

세 번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실패의 가능성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안 될 건 뭐야라는 자신감으로 물러서지 않는 것,

블룸버그의 도전은 바로 이것이 진정한 용기임을 보여 줍니다.

 

여러분도 앞으로의 삶에서,

때로는 주저되는 순간을 마주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할 수 있다면,

그 도전은 이미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철학자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Hans Georg Gadamer),

진리란 단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해석의 과정 속에서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 자기 손으로 부딪치고, 실수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

비로소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마주할 내일은,

완성된 무대가 아닌

스스로 설계해 나가야 할 창작의 여백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부디,

어떤 자리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창업자이자 오너의 마음가짐으로 임해 주십시오.

그 마음이 여러분을 진정한 삶의 리더로 세우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한편, 저는 졸업식사 원고를 준비하면서

얼마 전 지병으로 타계하신

환경·에너지공학과 김경웅 교수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997, 만 서른셋의 젊은 나이로 GIST에 부임하신

김경웅 교수님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 정화 연구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석학이셨습니다.

하지만 김경웅 교수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이유는,

오염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

정수시설을 지원하는 옹달샘 프로젝트를 추진하시고,

이를 ‘GIST 희망정수기라는 이름으로

네팔·인도네시아·필리핀 등 20여 개국에 보급하신 일,

그리고 캄보디아 왕립프놈펜대학교에

환경공학과 학위과정을 개설하는 등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헌신하신

인도주의적 업적 때문입니다.

인류를 향한 책임과 사랑이 무엇인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직접 보여 주신

김경웅 교수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제가 자주 되새기는 시 한 편을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문재 시인의 어제보다 조금 더라는 시입니다.

 

어제보다 더 젊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질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나눌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강해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더 지혜로울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가까이 갈 수는 없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생각할 수는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어제보다 조금만 더

 

여러분도 어제보다 조금 더나아지는 삶을

하루하루 쌓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작은 한 걸음 한 걸음의 꾸준함이 모여

여러분의 앞길을 밝히는 커다란 빛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졸업을 맞이한 여러분 앞에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 길에서 여러분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오늘 이 자리를 기억하며

세상에 따뜻한 빛을 더하는 삶을 살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여러분 앞에 펼쳐질 모든 여정에

늘 용기와 지혜, 그리고 희망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 8. 14 ()

GIST 총장 임 기 철